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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력 저하, ADHD 아닐 수도... 우울증이 원인? [1분 Q&A]
Q. 안녕하세요. 올해 수능 다시 준비하고 있는 재수생입니다. 사실 현역 때부터 남들보다 유독 산만하고 집중을 못 해서 스스로 ADHD가 아닐까 계속 의심해왔거든요. 이번엔 진짜 제대로 공부해 보려고 큰맘 먹고 정신과에 갔는데, 선생님은 제 상태를 보시더니 ADHD보다는 지금 우울이랑 불안 수치가 너무 높다면서 이쪽 치료를 먼저 하자고 하시더라고요. 갑자기 우울증 얘기가 나와서 많이 놀랐습니다. 지금 처방받은 메디키넷을 먹고 있긴 한데, 약효가 돌 때는 좀 나은가 싶다가도 기운이 빠질 때쯤이면 졸음이 미친 듯이 쏟아집니다. 가끔 속도 너무 울렁거리는데 이게 맞는 건가 싶고요. 우울증으로도 집중력이 이렇게까지 바닥을 치기도 하나요? 의지만으로는 도저히 책상 앞에 앉아 있기가 힘든데 제가 앞으로 어떤 마음가짐으로 치료에 임해야 할지 조언 부탁드립니다. 재수 성공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은데 몸이 안 따라주니 너무 답답하네요.
A. 안녕하세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김강률(마음튼튼정신건강의학과의원)입니다.
주의력 저하는 흔히 ADHD만을 떠올리기 쉽지만, 사실 재수 생활처럼 압박감이 큰 시기에는 우울증에 뿌리를 두고 있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우울감이 깊어지면 뇌의 인지 기능이 저하되어 주의집중력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특히 불안이 심하게 동반된 상태에서 각성 효과가 강한 ADHD 약제를 사용하면 오히려 불안이나 초조함 같은 부작용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임상적으로는 심한 우울증을 먼저 치료하며 뇌의 컨디션을 회복시키는 것이 일반적인 순서입니다.
대개 ADHD와 우울, 불안은 실타래처럼 얽혀 있는 경우가 많기에, 전문의는 정서적 안정과 주의력 개선 중 무엇을 우선할지, 혹은 동시에 다룰지를 세심하게 판단하게 됩니다. 만약 메디키넷을 처방받으셨다면 ADHD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한 것은 아니겠으나, 현재로서는 우울과 불안에 대한 접근이 치료의 우선순위라고 판단된 것으로 이해하시면 좋습니다.
처방된 메디키넷은 작용 시간이 비교적 짧은 약제라, 약효가 떨어지는 시점에 졸음이 몰아서 오는 '리바운드 현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또한 위장 부작용도 흔한 편인데, 만약 약 증량 직후에 이런 변화가 느껴졌다면 약에 의한 영향일 가능성이 가장 높습니다.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몸이 적응할 시간을 두며 복용해 볼 수 있겠지만, 학습 스케줄에 지장이 클 정도로 졸음이 쏟아진다면 주치의 선생님과 상의하여 약 용량을 조절하거나 복용 시간대를 나누는 법을 꼭 찾아가야 합니다.
마치 시력이 나쁠 때 안경을 쓰지 않으면 글씨를 보기 어렵듯, 뇌의 기능도 스스로의 의지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영역이 분명 존재합니다. 따라서 자책하기보다는 약물이라는 도구를 지혜롭게 활용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혹시 치료 중에 병원을 옮기게 되더라도 병원 간 진료 정보가 자동으로 공유되지는 않지만, 중복 처방 시스템(DUR)을 통해 기존 처방 내역이 확인될 수 있으므로 마지막 처방 정보를 잘 챙겨두시는 것이 원활한 치료에 도움이 됩니다. 결국 치료의 핵심은 약 복용 후 느끼는 변화들을 주치의와 가감 없이 상의하며, 본인에게 가장 잘 맞는 최적의 치료 방향을 함께 찾아가는 데 있습니다.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